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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멈추고 나니 갑자기 멍해졌다

일상

by 뼁끼통 2020. 8. 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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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가 멈추고 나니 갑자기 멍해졌다.








이번 장마는 기나긴 폭우로 인해 지쳐버릴 정도로 기분을 멍망으로 만들어놓았다.

대학 입시생인 고3 학생들은 어떻게든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려고 기를 쓴다.

내신이나 수능에 자신이 없더라도 문학이라는 특례입학을 통해서 진학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글을 쓰려고 한다.


전국의 대학 중에서 국문과가 없는 대학은 거의 없고, 문창과가 따로 있는 대학도 있다.

학생을 과외하면서 내가 느낀 건 어느 정도 감수성이 있는 고3 학생이라면 가르치는 대로 

따라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 써낸 글은 정말 봐주기 어렵겠지만 그 학생의 글의 실력을 알고부터 단계에 맞게

가르치기 시작한다. 처음엔 기형도의 시인 '안개'라는 작품을 여러 번 쓰게 하는 숙제를 내어주면서 

어느 정도 문학적인 감성에 젖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 시를 적어놓은 노트를 직접 확인을 하게 되고, 

그 시에 대한 감상을 말해보라고 한다.


시를 처음 접했을 때에, 처음엔 그 시의 주제나 전체적인 느낌을 모르거나, 알아도 어렴풋이 

알게 되어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느낌에서 벗어나는 말을 듣게 되면 

좀 난감해진다. 그렇게 여러 편의 시나 에세이, 단편소설을 읽게 하고서 그 학생에 맞는 장르를 찾아내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부분이 있는 법이다.

잘하는 쪽으로 나아가면 자신의 역랑을 충분히 발휘할 수가 있다. 안 되는 분야에서 억지로 나아가려고 기를 쓰면 시간 낭비일 수 있기도 하다.


시는 짧은 글에서 모든 시상과 주제를 함축해서 표현해야 되기에 시어의 선택이나 문맥에 집중적으로 쏟게 되지만, 짧은 시보다는 장편인 단편소설과 에세이는 잠시 느슨해졌더라도 다시 긴장감을 불러올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장르이다.


시를 선택하던 소설이나 에세이를 선택하게 되면 그 방향으로만 나아가도록 만든다. 집중적으로 그 장르만을 파고들게 연습을 하도록 만든다. 시집을 읽게 하고, 단편소설을 읽게 하고, 에세이를 읽게 하면서 어렴풋이 그 장르에 맞는 분위기를 갖도록 만드는 일이다.


글이란 연습에 의해서 역량이 길러지기도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타인의 작품을 읽고서 나도 이렇게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질 때가 올 것이다. 그러한 힘이 나의 글쓰기를 키우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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