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곳인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신병이라고 하면 우울증에서부터 사회부적응, 분노조절장애, 정신분열증, 정신공황, 사회불안증, 등등, 정신병을 다 분석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진정한 사람(人)을 보게 된 것이다.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정신에 이상이 오게 되면 남들이 알지 못하는 착오가 생기게 된다. 이상한 행동을 한다거나, 말을 이상하게 한다거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러한 행동은 자신이 의도치 않은 것임에도 드러나는 것이기에 우리는 정신병이라고 말을 하게 된다.
새벽에 복도로 나와서 스스럼없이 옷을 다 벗어버리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샴푸나 린스를 통째로 마셔버리는 이도 있다. 이것은 정상적인 행동이 아닌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을 대하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사람이 내 안에 심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그들을 보면서 나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고나 해야 할까.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는 존재인 것이다.
동물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면 그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와 형제로부터 사랑을 배우면서 자라게 된다. 그리고 훗날 자신이 낳은 이들을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사랑이라고 생각된다.
교도소 안에서 본 일상들을 소설로 썼듯이, 나는 정신세계의 중요성을 알고서 정신병원에 가서 직접 몸으로 그들과 같이 부대끼며 살기를 원해서 지원한 직업이었다. 서울대 통계학과 마지막 학기를 남겨놓고서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실려온 학생을 보면 그 학생은 자신도 왜 그런 증상의 병이 왔는지 알 지 못했다. 딱히 어느 순간부터 그런 행동을 보였는지 알 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요즘 우리 사회에 불만과 정서불안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자기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언제 정신병이 찾아올 지 모르는 그러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 곳에서 나는 그들에게 문예창작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다. 하루종일 누워만 있는 그들에게 삶의 중요한 의미를 글로 남겨보게 하고 싶었다. 훗날 자신이 겪었던 병이 무엇이었다는 것을 생생하게 그려내도록 하고 싶었다.
언젠가는 그 안의 세계에 대해서 낱낱이 설명해 주고 싶다. 사랑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갈 때에야만 비로소 사랑의 값어치를 느끼는 동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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