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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여행

일상

by 뼁끼통 2020. 8. 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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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의 여행

 

 

 

 

 

글을 쓰다가 답답해짐을 느끼면 차를 몰고 나가는 일이다.

넓은 도로나 한적한 도로를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날린다. 그리고 한적한 포구로 가서 해풍을 맞으며

서 있는 일이다. 주로 자주 가는 곳은 강화도 외포리나 청황리거나, 영종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곳은

바다 옆이라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적한 곳이어서 좋다.

 

 

 

혼자 바다를 보며 서 있으면 참 마음이 평온해진다.

낚시라도 해보고 싶지만 낚시하는 데에 정신이 집중되는 것이 싫어 그저 바다만 바라보는 일이다. 

가끔 누군가의 시에서도 바다가 등장하면 갑자기 바다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러면 글을 쓰면서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묻어 두었다가 글이 답답해진다 싶으면 그때 떠나는 것이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의 갑갑함에서 벗어나 어느새 

바다의 향내를 즐기게 된다. 바닷가에 오면 바다 특유의 냄새가 난다. 갯펄에서도 내음이 난다.

도시에서는 맡을 수 없는 독특한 매음이 좋다. 넓은 바다를 보아서일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넓어지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일어서서 아쉬운 눈빛으로 바다를 바라보게 된다.

 

 

 

바다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청년기 시절에 속초에서 군생활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매일 보는 바다이지만 보면 볼수록 

내게 무언가를 말해주는 듯함을 느낀다. 외롭고 쓸쓸한 저녁에 바닷가로 나가서 어촌의 불빛을

바라보면 멀리 떠나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 조용하고 그립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래서 소설을 쓸 때에도 가끔 바다가 등장한다.

내가 가본 곳의 풍경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다. 바닷가에 모여 있는 바윗돌과. 바다 옆의 조그만 

카페의 분위기도 그려낸다. 이층 그 카페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손님이

없는 고즈넉한 그곳에서 주인공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모습을 그리거나, 여인을 기다리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글을 쓰게 되면 글이 한결 부드럽게 나오기도

한다.

 

 

 

독자 중에 어느 여인이 내 소설 속의 그 분위기를 보고서 실제로 찾았던 일이 있었다.

홋날 내가 그곳에 들렀을 때에 그곳 주인이 내게 말해주었다. 어떤 여자분이 소설책을 들고서

창가에 앉아서 소설책만 읽다가 돌아가면서 왜 그곳에 왔는지를 말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뒤에 실제로 그 여자가 출판사로 편지를 해와서 나의 연락처를 물었고,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던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속초에 있는 영암정에 들렀노라고 말을 했다. 나도 한 달 전에

그곳에 들러서 이야기를 들었노라고 말을 했다. 에세이를 쓰는 분이었다. 그곳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오기 위해 무작정 차를 몰고 나섰다는 말을 해주었다.

 

 

 

소설을 시적인 표현으로 시작해서 시적인 표현으로 끝마무리를 해보고 싶었지만 나는 끝내 그런 소설은 

쓰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그런 시적인 소설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다. 수백 편의 시를

써서 스토리에 맞게 나열해서 지문과 대사를 중간에 삽입해서라도 그런 소설을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소설을 찾아봐도 그러한 소설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따라가다가 보면 글이 막힐 때가 있다. 

누구나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된다. 글이 머리와 가슴에 나오지만 무한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막힐 때는 답답함을 느낀다. 잠시 쉬면서 커피를 마시다가 보면 뚫려서 다시 나갈 때도 있고, 쉽게

나오지 않겠다 싶으면 차를 몰고서 드라이브를 갔다가 오면 다음 장면을 그릴 소재나 이야기를 얻고서

돌아올 때가 있다. 그렇게 글을 풀어나가는 것이 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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